복숭아 알레르기 증상, 아기 몇살부터 먹을까?
중고생도 아닌 내가 이 책이 탐났던 이유는 꼭 읽어야 할 것처럼 여겨지는 세계단편문학을 한꺼번에 읽을 수 있겠다는 욕심에서였다. 꼭 읽어야 할 것처럼 여겨졌다는 것은 결국 읽고싶다는 내 의지보다는 해야만 한다는 당위의 목적을 품고있는 것이였다. 그러나 당위의 목적이란, 해도그만 안해도 그만인 자유의지로 얼마든지 뒤집을 수도 있는 것이였다. 그럼에도불구하고 학생도 아닌 나는 이 책을 꼭 읽어야만 할 것 같은 어떤 강박관념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중고교시절 반드시 읽고 독후감을 제출해야만 했던 일명 필독서 목록을 귀찮아했던 자책감일 수도 있겠고, 그보다는 이런 기본적인 단편소설 쯤은 몇번이고 읽었다는 자부심을 갖고 싶었던 탓일 수도 있겠다. 책을 선택한 이유가 어찌되었든 이 책을 살펴보고난 솔직한 내 심정을 이야기하자면, 중고생이 아닌 나도 그렇지만 중고생이라해도 임의 목적에서 필독이라고 정해진 문학을 꼭 읽어야할 필요는 없다라는 것이다.
먼저 종합선물세트처럼 잘 구성된 이 책의 단편들은 교과서에 실린 작품도 있고, 그렇지 않다해도 교양처럼 읽어두면 도움이 될 만한 주옥같은 글들임에는 틀림이 없다. 더구나 이 책에는 <노인과 바다>, <아Q정전>같은 중편조차도 편집없이 전문을 다 담고있기 때문에 이 책을 읽지않으면(아니 그보다는 이책을 갖지않으면) 손해를 볼 것같은 그런 기분을 느꼈다. 그러한 욕심으로 손에 쥔 책을 차분히 앉아 불을 켜고 읽으려하니 숨이 턱 막히는 것이 꼭 읽어야만 하겠다는 욕심이 앞서 읽기 싫어지는 기분이었다. 더구나 수능·논술·내신을 위한 필독서라는 부제에 맞게 이 책은 한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작가와 작품 세계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작품의 성격이나, 시점, 주제 그리고 내용까지 미리 잘 요약해 두었다. 때문에 작품해설을 읽고나면 본편은 읽고싶은 생각조차 없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작품 설명이 정작 작품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하고 만 것인데, 이는 학창시절 억지로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쓸때 작품해설을 베끼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적어도 나는 그랬다)
대학입시와는 관계없는 나는 좋은 작품들을 한꺼번에 읽겠다는 욕심으로 이 책을 선택했지만, 외려 책이 읽기싫어지는 경험을 한 것이다.그러나 나와는 반대로 이 책을 통해 꼭 필요한 것만 취하겠다는 욕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이 정말 유용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책을 읽는 것은 어떤 목적, 이유가 있는 행위라기 보다는 그저 '재미'를 위한 작업이었으면 좋겠다.
청소년 시기에 소설, 즉 문학작품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어쩌면 삶에 대한 예방주사를 미리 맞는 작업일지도 모르겠다. 어차피 내가 살 수 있는 삶은 한정되어 있다. 그렇기에 내가 살 수 없는 삶을 체험하고 느껴 내가 살아내야만 하는 나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함에 있는 것이다. 또는 이런저런 이유를 떠나 단순하게 책을 읽는 재미를 느끼기 위함일 수도 있겠다. 어느경우건 대학입시나 논술, 내신을 위해 책을 읽는 것은 절대로 책읽기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좋은 단편집이 내게는 너무 버거웠다. 때문에 나는 절대로 청소년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지 않다. 삶의 다양한 경험이 절실한 청소년들이 대학입시만을 위한 책을 읽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그런 독서를 더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때문에 단편일지라도 단행본으로 한권 한권 취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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